
친구는 요즘 남편과 사이가 좋지 못하다.
남편이 '백수로 살기'에 빠져 있다나...
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두고 그 남편은 우울증 증상에 빠져 있다고 한다.
친구는 아주 현실적인 사람이다.
가족을 책임져야 하고, 아이들을 잘 공부시켜야 하고, 노후도 준비하려면 부지런히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 친구의 생각이다.
그러나, 친구의 남편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은 최소한으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굳이 돈을 벌지 않더라도 생활은 얼마든지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보조 받는 방법도 있고 찾으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친구의 남편에게 도움을 준 책은 고미숙 작가의 '조선시대 백수로 살기'라는 책이다.
그리고, 친구의 남편에게 영향을 준 작가가 궁금하던 차에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저자 자신의 책읽기와 사유함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박사 교육을 마치고, 교수직에 임용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학문의 성과를 위한 공부를 놓고, 그 범위를 넓혀 책읽기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우주가 보이고, 만물의 이치가 보이고, 글을 쓰다보니 수입이 생기게 된것이다.
저자에게 있어, 책읽기와 글쓰기는 다른 것이 아니다.
책을 읽다 보니 글을 쓰게 되고, 글을 쓰다 보니 책을 읽게 된다.
저자는 책읽기와 글쓰기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에게 이 둘이 다를 수 없는 것이다.
친구의 남편은 필요한 최소한의 일을 하면서 나머지 시간은 책을 읽으며 지낸다.
나머지 모든 일은 친구의 몫이다.
투잡을 뛰고, 아이들을 보살피고, 가정의 모든 경제와 대외 활동을 담당한다.
저자처럼 살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수십년간 공부하며 대단한 공력이 쌓인 덕분에 경제적 수입이 생긴 것이다. 친구의 남편이 그만한 공력이 쌓이기 위해서는 그동안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할 것이고, 그 대상이 바로 친구인 것이다.
책읽고 글쓰고 그 통쾌함은 좋으나, 그를 위해 경제적으로 희생될 누군가가 필요하기에 나는 결코 통쾌함을 느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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